"사장님, 이 안주 원가가 도대체 얼마예요?" 작년 늦가을, 홍대 서교동 골목에서 단골집 사장님 붙잡고 술김에 물어본 적이 있지. 그 형님, 쓴웃음 지으며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참... 예전 같으면 내가 호기롭게 한마디 거들었을 텐데, 요즘 애들은 정말이지 감당이 안 돼. 그 가게 결국 두 달 뒤에 셔터 내렸어. 도대체 홍대 상권에서 다들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핑프들도 알기 쉽게 좀 읊어볼게.
인테리어에 돈 쏟고 메뉴판은 텅 비었더라
요즘 홍대 쪽 보면 인테리어에만 몇 억씩 꼴아박는 애들이 태반이야. 2023년에 유독 심했지. 근데 웃긴 게 뭔지 알아? 정작 주력 메뉴인 '수제 하이볼'에 들어가는 위스키 원액은 저가형 믹스만 쓰고 있더라고. 유흥 트렌드 따라가겠다고 분위기만 잡지, 정작 술맛은 편의점보다 못하니 손님이 다시 올 리가 있나. 인테리어 값 뽑으려고 안주 양은 줄이고 가격은 올리는데, 단골인 내가 봐도 이건 장사하겠다는 건지 배짱 부리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
반면에 살아남은 놈들은 확실히 다르더라고. 그 옆집 꼬맹이 사장님은 인테리어는 그냥 빈티지하게 내버려 두고, 대신 메뉴 하나에 목숨을 걸어. 특히 '숙성회'나 '특수부위 구이' 같은 거, 원가율 계산 철저히 해서 손님한테 "이거 밑지고 파는 거예요"라고 생색 한 번 내주면, 손님들은 그 정성에 취해서 술을 더 시키거든. 이런 게 진짜 영업 노하우인데, 요즘 사장님들은 검색만 하면 나오는 마케팅 대행사 말만 믿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야.
그래서, 대체 어디가 문제라는 거야?
이거 뭔가요, 왜 다들 비슷한 타이밍에 문을 닫는 건가요? 이런 질문 툭툭 던지는 녀석들이 많은데, 핵심은 '객단가'야. 2023년 홍대에서 사라진 가게들 공통점이 뭔지 알아? 메뉴 개수는 엄청나게 많은데, 정작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시그니처'가 없다는 거야. 술 마시러 갔는데 안주가 100가지면 뭐해, 정작 맛있는 게 없는데.
살아남은 곳들은 메뉴판이 얇아. 딱 자신 있는 거 5개만 놓고, 그걸 추천 바로가기처럼 확실하게 밀어주지. 손님들이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는 게,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진짜 실력이야. 예전 우리 때는 정으로 팔았지만, 지금은 데이터와 감각의 싸움이거든. 근데 핑프들처럼 그냥 가게만 차리면 돈 벌 거라는 환상은 제발 버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가게 사장님들, 제발 부탁인데 주방에 들어박혀서 레시피만 보지 말고, 손님들 술잔이 얼마나 빨리 비는지부터 체크해 봐. 그리고 메뉴판 딱 절반만 쳐내. 원가 계산이 안 되면 장사 시작하지 말고. 아니, 솔직히 나도 이제 나이 들어서 이런 거 하나하나 가르쳐주기 힘들거든. 다음번에는 메뉴판 구성하는 법이나 좀 제대로 알아보고 다시 물어보든가 해. 오늘은 여기까지, 내 속도 쓰린데 술이나 한잔하러 가야겠어.